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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등대의 역사

by 스위트엔조이 2024. 1. 31.

어두운 바다 위 배의 구원자

 

등대는 어두운 밤에 항해하는 배에게 바다의 수로를 알려 주고 위험한 해안선이나 험난한 여울과 암초, 항구의 안전한 입구 등을 알 수 있게 한다. 주로 항구, 해변의 방파제, 외딴섬에 세워지는 등대는 항해 중인 선박뿐 아니라 항공기의 운항에도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등대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등대는 먼 곳까지 항해하는 배가 없다면 쓸모가 없는 건축물이다. 그러니까 배가 없던 시절에는 등대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고대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인 파로스 섬의 등대가 그 기원이다.

 

등대의 기원

 

인류가 항해를 시작한 이래 먼 바다로의 항해가 본격화되면서 등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세계 최초의 등대는 알렉산드리아 항구의 파로스 등대로 알려져 있다. 파로스 등대는 기원전 380년 무렵 알렉산드리아 항 앞의 파로스 섬에 세워졌다.

 

1994년 프랑스 해저 고고학 발굴팀이 아부키르 해안에서 6키로미터 정도 떨어진 바다 속에서 파로스 등대의 일부로 보이는 유물 여러 점을 인양하는데 성공했다. 파로스 등대가 고대 세계의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이유는 뭘까. 등대가 서 있는 파로스 섬은 알렉산드라와 1킬로미터 정도의 제방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대리석으로 된 등대는 그 높이가 135미터에 달하고 등대 안에는 수백 개의 석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2200여 년 전의 등대에서 어떤 연료를 사용해 빛을 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파로스 등대는 8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신성로마제국군과 이슬람군 사이의 투쟁 속에서 주요 부분이 파괴되어 등대의 역할 대신 신전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1300년대에 들어서 이집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그 외부 모습마저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https://www.lighthouse-museum.or.kr/ [국립등대박물관 바로가기]

등대의 역사

 

원시적 등대는 고대 문명인 그리스와 이집트 등에서 출현했으며 근대적 등대는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현재와 같은 등대 모습은 1500년대부터 탄생했는데 현존하는 제일 오래된 등대는 스페인 코로나 등대로 1523년 건립하여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동양에서는 중국에서 보여지듯 동양식 탑을 이용한 등대가 일반적이었고 이슬람 문명권에서도 사원의 탑을 이용한 등대가 보편적이었다. 우리나라는 봉화나 나무 등을 이용해 항로표지 역할을 한 것이 등대의 시작이다. 1423년 세종실록에는 수심이 낮고 암초가 많은 태안 앞바다 부근에서 사고가 빈번하자 세곡선을 운항할 때는 항로표지 역할을 하는 작은 선박을 머무르게 하여 세곡선을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근대적 등대는 대한제국 때인 1903년에 팔미도에 처음으로 세워졌다. 2022년에는 우리나라 호미곶등대가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되었는데 ’세계등대유산‘은 국제항로표지협회(IALA)가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등대를 보존하고 등대를 비롯한 항로표지의 중요성과 그 역할을 재조명하기 위해 2019년부터 매년 선정하고 있는 1개의 등대를 말한다. IALA는 전 세계 회원국으로부터 등재 신청을 받은 뒤 해당 등대의 역사성, 건축적 특성, 보존상태, 접근성 등을 평가해 ’세계등대유산‘으로 최종 결정한다.

 

세계 등대유산의 첫 선정이 이뤄진 2019년에는 프랑스의 ’코루두앙 등대‘가 선정됐고 2020년에는 브라질의 ’산토 안토니오다 바라 등대‘, 2021년에는 호주 ’케이프 바이런 등대‘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우리나라 호미곶등대가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되었다. 1908년에 건축된 호미곶 등대는 다른 회원국들이 신청한 등대들 보다 역사는 짧지만 건축적 특성과 보존 상태 그리고 예술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 등대 역사 중 가장 역사상 오래된 중국에서는 4000년 전부터 바다나 강에서 선박의 안전한 길잡이 역할을 위하여 항로표지를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에는 일찍이 불교 등탑이 등대의 역할을 대신했는데 근대 등대는 18세기 후반 대만 어웅도 등대가 그 시작이다. 중국 어업의 가장 중요한 중심지인 저우산에는 등대박물관이 설립되어 IALA 총회 개최 등 중국 등대의 전시물을 전시하고 있다.

 

전통적인 불교 등탑에서 시작된 석등에 불을 밝혀 등대 역할을 대신했던 일본은 해양 등대를 영국에서 받아들였는데 영국의 등대 전문가가 만든 ’메이지 등대‘는 근대 일본의 유산으로 지금까지 작동하고 있다.

 

지금 등대는

 

우리나라에 세워진 지 100년이 가까운 등대들은 국가등록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제 등대는 바다의 길잡이 역할과 함께 아름다운 건축물로 재탄생되어 그 지역을 대표하는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바닷가에 고고히 서 있는 등대를 보면 왠지 아련하고 친근감이 든다. 국토해양부는 등대 생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등대체험 프로그램을 시행중이기도 하다.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데 현재 여수 거문도 등대와 부산 가덕도 등대, 제주 산지 등대 등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등대에 펜션과 유사한 숙박 시설이 갖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