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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시험의 역사

by 스위트엔조이 2024. 2. 3.

나를 증명해야만 하는 긴장된 시간

 

손에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긴장되는 기분을 언제 느꼈나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시험이다. 학교 시험을 보거나 자격증 시험을 볼 때 평상시와는 다르게 괜히 긴장돼 손이 떨리고 숨을 몰아쉬게 되는 그런 상황. 누구나 웬만하면 피하고 싶을 거다. 하지만 그런 통과의례가 있어야 인생의 한 단계 한 단계를 이어 나아갈 수 있고 또 인생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시험을 치르며 이 자리에 왔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계속되는 시험의 연속에서 떨어지거나 붙거나를 반복했다. 앞으로도 죽기 전까지도 시험의 바다를 헤엄쳐 나아가야 하니 두렵기만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다. 시험 없는 세상이 좋을 것 같지만 시험이 없다면 나를 무엇으로 어떻게 증명해 보이며 판단하게 하겠는가.

시험의 시작

 

시험으로 사람을 뽑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은 인생의 커다란 관문마다 시험이 치러 지지만 시험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중국은 587년 이전 그리고 우리나라는 958년 이전에는 시험 없이 관리를 등용했다. 중국에서는 귀족의 자제나 나라에 공을 세운 사람과 그가 추천한 인물 또는 지방에서 관리나 백성이 천거한 인물이 관리로 등용됐다.

 

그러나 남북조시대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통일국가인 수나라를 건국한 문제(文帝)는 탄탄한 정치적 기반을 보유하지 못했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관리 등용법인 과거제도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광종 9)부터 본격적으로 조직화 되기 시작한 과거제도가 공무원 임용시험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과거제도는 관직을 독차지하려는 중앙 관리들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 실시했는데 시험에 합격해야만 관리가 될 수 있기에 가문이나 인맥에 의해 높은 관직에 오르는 사람을 견제할 수 있었다.

 

시험의 이유

 

자신이 믿고 의지할 만한 세력이 없었던 중국 수나라의 왕 문제는 시험을 통해 관리를 등용한 후 그들에게 정치적 권한을 부여했고 이때부터 관리들이 귀족보다는 황제에게 충성을 서약하면서 중앙 정부의 권한이 강화되었다. 따라서 과거제도는 그 이전의 관리 등용법과는 달리 모든 선비에게 출세의 길을 열어 준 획기적인 제도였다. 그때부터 실력이 있는 자는 누구나 벼슬을 할 수 있었고 가문이 훌륭하지 않은 자라고 해도 비관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과거에 등용된 자들은 그 이전이라면 언감생심 바라볼 엄두도 내지 못할 벼슬을 내려준 황제에게 충성을 다할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수나라는 40년도 채 못되어 멸망했지만 문제가 만든 과거제도는 이후 중국 관리 등용법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나아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국가로도 파급되었다.

 

신라시대에도 ‘독서삼품과’라는 시험을 통해 관리를 뽑았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과거제도가 시행된 것은 고려의 제4대 임금인 광종 때부터였다. 광종은 왕권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왕에게 충성하는 신하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국 출신인 쌍기의 건의를 받아들여 과거제도를 시행해 실력이 있는 관리를 뽑았다. 이런 과거제도는 조선시대에 계속해서 확충, 실시되었다. 성적을 평가하는 기준이 만들어진 것은 세종대왕 때였는데 주제를 주면 논술을 하고 그것을 단계별로 평가했다. 지금으로 치면 수석은 장원급제인데 지금과 마찬가지로 장원급제를 한다는 것은 이후 관직의 획득과 승진에 있어 커다란 이점이 되었다.

 

합격을 위하여

 

시험 합격을 위해 예전부터 온갖 방법이 동원되었는데 중국에선 점심 식사로 휴대한 만두 속에 커닝 페이퍼를 넣기도 하고 관리를 매수해 문제를 빼내거나 대리시험 등 과감한 방법도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았다. 얼마 전 인도 부모들이 자식에게 커닝 페이퍼를 전해주기 위해 기상천외하고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 이야기가 우리나라 뉴스에까지 소개된 적이 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편법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최고로 값진 것은 올바른 노력으로 성취한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노력은 답으로 결코 실패를 주지 않는다. 노력이야말로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성공 방법이다. 합격을 위해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다음 시험에 꼭 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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